[저축은행 비리 일파만파] 여 “박지원, 권력형 비리 운운 적반하장”
입력 2011-06-02 21:36
저축은행 로비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연일 계속되는 정치권의 난타전으로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2일 ‘저축은행 게이트’를 놓고 상대 측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침없이 공개하며 폭로 경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야당의 전·현직 원내사령탑을 도마 위에 올렸다. 신지호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사업에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깊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현지 경제인들로부터 수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2007년 7월 캄보디아를 두 번째 방문하기 한 달 전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4명이 캄보디아를 먼저 방문했었고, 그해 8월 부산저축은행이 프놈펜에서 ‘캄코은행’ 개소식을 열었다”며 “김 원내대표가 체류했던 2007년 12월 같은 기간에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대표도 캄보디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면책특권을 이용해 근거 없는 폭로 하지 마라” “자신 있으면 기자회견 해” 등의 고함이 터졌다. 분개한 김 원내대표는 예정에 없던 신상발언을 요청해 “재경부 차관 시절부터 ‘캄보디아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을 맡았고, 17대 국회에서는 한·캄보디아 친선협회 부의장을 맡았다”면서 “7월에는 의원외교 활동 차 한나라당 강길부, 박성범 의원 등과 함께 갔으며 1월과 12월에는 대규모 선교집회 때문에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무리 언론에 청와대 로비 문제가 거론된다고 화살을 돌리기 위해 그런 폭로를 하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뇌물 사건으로 4년간 옥살이를 해 권력형 비리에 가타부타 할 자격도 없는 박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 저축은행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장 의원은 “의혹 부풀리기의 달인이 ‘아니면 말고’ 식의 공작정치를 하면서 한 편의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면서 “손학규 대표는 진정한 지도자가 되려면 박지원과 절연하라”고 충고했다.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또 한번 고함이 터져나왔다. 박 전 원내대표는 별도의 신상발언은 하지 않고 대신 트위터 글을 통해 “청와대 거수기들이 충성 경쟁에 나서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동우 청와대 정책기획관이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에 딸 명의의 예금 960만원을 전액 인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검찰이 일부 조사했는데 확인이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김호경 김원철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