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009년 박근혜 사찰”… 이석현 민주당 의원 폭로

입력 2011-06-02 18:21

국정원이 2009년 4월부터 3∼4개월 동안 전담팀을 꾸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2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권 집권 초기 청와대 비서실을 중심으로 형님(이상득 의원) 출마 반대자에 대한 사찰이 있었고, 이때만 해도 박 전 대표는 여러 사찰 대상자 중 한 명이었다”며 “하지만 세종시 문제로 파란을 겪은 후 2009년 4월 박 전 대표를 사찰하기 위한 팀이 국정원 안에 꾸려졌고 이상도 팀장 지휘 아래 20명이 4월부터 7월까지 박 전 대표를 집중 사찰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찰팀이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집사 역할을 한 구청장 출신 인사를 찾아가 주변인물과 친인척 등을 조사했고 육영재단, 영남대, 정수장학회 등 재산관계를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찰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이 의원은 국정원 출신으로 청와대에 파견됐던 이창화 행정관이 2008년 박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배후로 지목했었다.

이 의원 주장에 친박계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입을 닫았다. 서병수 전 최고위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저축은행 사태와 피해 대책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또 정치공세를 하고 앉아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들으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정원 측은 “그런 사찰 팀이 없으며 이 의원이 주장한 이상도라는 직원도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