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 서울시, 미군기지 주변 특별검사… 용산 등 10곳 지하수 채취
입력 2011-06-02 18:02
주한미군이 우리 기지에 고엽제를 매립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내 미군기지 주변의 오염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실시한다.
서울시내 기지에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정황이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캠프 캐럴뿐 아니라 춘천 등 다른 기지에도 고엽제가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점검에 나선 것이다.
시는 2일 정례간부회의에서 오는 7일부터 30일까지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의 유해물질 성분 특별검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는 용산기지 등 미군기지 주변 10곳의 관정에서 지하수를 채취, 농약 성분이나 휘발성 유기물, 다이옥신 등이 검출되는지 검사할 계획이다.
서울에는 용산기지 등 모두 12곳의 미군기지가 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남산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캠프 모스와 미8군 휴양소 주변 등 2곳이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 관계자는 “우선 주거지와 가까운 미군기지를 특별검사 대상으로 정했고 오염물질이 발견될 경우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매년 두 차례 이상 관할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에 대한 수질검사를 해 왔다. 최근 5년간 검사결과 고엽제 매립 징후가 나타나거나 농약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시내 기지에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나 제보는 없지만 매립 의혹이 번지고 있어 특별검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2001년부터 미군기지 12곳을 대상으로 유류 오염 조사를 실시했다. 유류 오염이 확인된 대방동 캠프 그레이와 동빙고동 유엔사 토양 등 4곳 중 미8군기지 인근 녹사평역 일대와 남영동 캠프킴 기지 주변에서는 정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최근 정부를 상대로 용산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된 녹사평역 주변을 정화하는 데 든 비용 6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