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癌 유발 휴대전화에 경각심 높여야

입력 2011-06-02 18:32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한다는 경고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나왔다. 14개국 31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IARC 실무그룹에서 휴대전화 전자파를 ‘2B 등급’인 ‘인체 발암 가능물질’로 분류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2B 등급은 IARC의 4등급 발암 분류기준의 세 번째에 해당하는 물질이라고 한다.

WHO는 전자파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데서 알 수 있듯 휴대전화가 인체에 해롭다는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끌어왔다. 미국의 이동통신업자 모임인 이동통신산업협회(CTIA)는 조사결과가 편견과 오류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하루 30분씩 10년간 통화할 경우 뇌종양 발생 가능성이 40% 증가한다고 지적한 연구 결과 자체가 묵은 것이라는 반박이다.

그러나 IARC의 메시지는 겸손하면서도 강력하다. “커피나 절인 채소와 같은 물질도 2B 등급에 해당한다”는 CTIA의 주장에 대해 그들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실험동물 자료도 충분하지 않으므로 휴대전화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의 엄밀성은 그렇더라도 무선 자기장이 유해물질임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이용자들로서는 똑 부러지는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이미 나온 연구에서 약간의 개연성만 발견돼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먼저 WHO가 만든 ‘휴대전화 가이드라인’에는 어린이들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 몸 가까이 두지 말 것, 장시간 통화할 때는 유선전화를 이용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으나 좀 더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도 과학자들의 주장을 폄하하며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1980년대 초 처음으로 일반에 보급되기 시작한 휴대전화는 지금 약 50억대가 사용되고 있는 현대문명의 총아다. 기술개발의 초점을 기능 향상에만 두지 말고 이용자 건강까지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절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