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등 사과 받아내기 위한 접촉이었다”
입력 2011-06-01 22:10
정부는 1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대변인 대답을 통해 밝힌 남북 비밀접촉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북측이 진의를 왜곡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각론이나 회담 전반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측이 주장한 내용을 일일이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남남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에는 적극 해명했다.
정부는 우선 정상회담 자체보다는 천안함·연평도 사태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접촉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사태가 해결되면 고위급 회담도 열릴 수 있고, 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일차적으로 천안함·연평도 사태 해결에 초점이 맞춰진 접촉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비밀 정상회담을 추진한 게 아니라 천안함·연평도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접촉이었다는 점을 주장한 것이다.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우리 측이 애걸했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북측이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하면서 양보해 달라고 애걸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접촉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시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분명하고 확고하게 요구했다”면서 “우리가 정상회담에 연연해서 입장을 수정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우리 정부가 5월 하순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회담, 6월 하순 1차 정상회담, 2달 뒤(8월) 2차 정상회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3차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런 식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식으로 제안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북측은 이번 비밀접촉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북측의 태도가 시인·사과와 거리가 멀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비밀접촉에 남북 양측에서 누가 나갔는지, 접촉 장소가 어디인지, 몇 번이나 만났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비밀접촉 장소가 중국 베이징이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