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리비아정부 자금 운용하다 손실… “카다피에 주주 자리 제안했다”
입력 2011-06-01 21:23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리비아 정부의 자금을 굴리다 대거 손실이 발생하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게 골드만삭스의 주요 주주 자리를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리비아 국부펀드인 리비아 투자청(LIA)은 2008년 골드만삭스를 통해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 자금을 통화옵션과 씨티그룹,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딧, 스페인계 은행 산탄데르 등 6개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그해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LIA 투자금액은 지난해 2월 2510만 달러로 쪼그라들어 98%의 손실을 봤다.
투자 손실 이후 골드만삭스 임원들은 리비아로 호출 당했고, 당시 트리폴리 면담 과정에서 신체적인 위협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는 카다피 정권을 달래기 위해 2009년 5월 LIA가 골드만삭스에 37억 달러를 투자하면 50억 달러 상당의 우선주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양측 간 협상은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직도 LIA의 자금이 들어 있는 3개 계좌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