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전 감리교 감독회장이 말하는 고난&해법 “고통은, 삶 돌아보라는 그 분 메시지”

입력 2011-06-01 18:38


그가 돕고 있는 미자립교회, 목사 남편과 사별한 사모들은 여전히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가 감독회장을 지낸 감리교는 3년째 혼란에 빠져 있다. 안 그래도 마음 아픈데 지난겨울 장성한 아들을 잃었다. 이런 고통들과 씨름하고 있는 김진호(72·사진) 전 감독회장을 지난 31일 서울 낙원동 비전교회 함께하기 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만나 ‘고통의 문제’를 풀어봤다.

먼저 지난해 12월 뇌농양 판정을 받고 38세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간 막내아들 태영씨에 대한 고통을 털어놨다. “지금도 막내 자식을 불러가신 하나님에 대한 서운함은 여전합니다. 집에 돌아가 아내와 함께 그 녀석의 자취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목사 이전에 아버지로서….” 말이 멎더니 이내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에 막연하게 알았던 목회자와 성도들의 아픔을 태영이를 통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김 전 감독회장은 2년 전부터 ‘비전교회와 함께하기 운동본부’ 회장을 맡아 감리교 내 미자립교회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아들딸 같은 젊은 목회자들이 미자립교회를 맡아 씨름하다가 탈진해 쓰러지지만 이것을 개교회의 문제로 보고 외면하는 경향이 많다”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한국교회에도 존재하는 걸 목회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로 세 번째 미자립교회 돕기 신바람목회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오는 13일 열린다.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감리교 사태에 대해서는 “교단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한국교회의 원로들도 공통된 심정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나 이야기를 했다. 배가 풍랑에 좌초될 위기 앞에서 자기희생을 통해 요나 자신은 물론 배와 선원들까지 구했던 것처럼 교회 지도자들의 자기희생이 있을 때 자신은 물론 한국교회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감독회장은 “하나님께서는 평상시엔 속삭이지만 고통 속에서는 메가폰을 통해 외치신다”는 C S 루이스의 말로 고통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고통은 뭘까. “고통은 자신을 돌아보라는 하나님의 메시지입니다. 자신의 신앙과 삶을 돌아보고, 공동체의 고통을 느끼라는 겁니다. 그럴 때 고통은 유익이 됩니다. 하지만 고통을 통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때 그 고통은 개인과 공동체를 더 깊은 절망에 빠뜨릴 뿐입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