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캐럴 ‘레이더 탐사 후 시추’ 합의… 미8군사령관 “한국엔 남은 고엽제 없다” 되풀이
입력 2011-06-01 22:15
한국 정부와 미군은 1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고 기지 내부에 대한 세부 조사 방법에 합의했다. 양측은 2일부터 우선 기지 내 헬기장, D구역, 41구역 등 고엽제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조사하기로 했다. 지표투과 레이더와 전기비저항탐사법을 이용해 드럼통의 존재 여부를 우선 먼저 파악하게 된다. 이후 매몰 징후가 포착되면 시추조사 등을 통해 토양·지하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방침이다. 채취된 시료는 양측이 나눠 분석한 뒤 각자 도출된 결과를 갖고 전문가 검증 및 토론을 거쳐 최종 확정해 발표하게 된다.
양측은 고엽제와 관련된 신뢰성 있는 추가 정보가 나오면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공동조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조사 이후 후속 조치는 양측이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필요성에 동의할 경우 착수하기로 했다.
한국 측 공동조사단원은 모두 14명으로 환경부, 국방부, 지자체, 대학교수, 민간단체 등이 포함됐다. 미국 측은 미 육군 환경사령부를 포함해 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미8군사령관은 고엽제 매몰 의혹과 관련해 “한국에선 고엽제를 전량 사용해 남은 것이 없다”고 밝혀 진상 규명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존 존슨 미8군사령관은 이날 경북 칠곡 캠프 캐럴 미군기지를 방문한 유영숙 환경부 장관에게 매몰지로 지목된 지점을 보여주고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유 장관은 1979년에 매몰된 유해물질을 발굴해 반출한 경위를 물었고, 존슨 사령관은 반출 물질 속에 고엽제는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존슨 사령관은 “확실한 것은 베트남전 당시 회수한 고엽제를 미국 유타지역 등에 이동시킨 보고서는 있지만 한국에서는 비무장지대(DMZ)에 고엽제를 전량 사용해 남은 게 없어 반출할 것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동 조사 직전 “고엽제는 없다”는 미8군사령관의 공식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존슨 사령관은 “(고엽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 합동조사단에 의해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