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개혁, 오진해놓고 수술하는 꼴”

입력 2011-06-01 22:11

국방부가 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국방개혁 대토론회에서는 국방개혁의 핵심인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대한 해·공군 예비역들의 비판이 터져나왔다.

김혁수 예비역 해군 준장은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부지휘구조 개편은 진단이 잘못됐다”며 “천안함 피격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우리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합동성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합참과 국방부 지휘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의 핵심 보직과 합참의 주요 보직을 모두 특정 군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합동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준장은 또 “국방부의 상부지휘구조 개편이 이뤄지면 각 군 총장이 오산(공군작전사령부) 부산(해군작전사령부) 용인(육군작전사령부)에 나눠서 지휘하는 등 분산된 형태가 된다”고 말했다.

한성주 예비역 공군 소장도 “잘못된 진단으로 현재 국방부가 추진하는 고비용의 외과적 수술을 받는다면 도리어 합동성이 마비된 만신창이의 군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비판에 대한 반박도 적지 않았다. 국방대학교 김열수 교수는 “국방부 개혁안은 통합군제가 아니라 합동군의 유지”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해·공군의 비율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의 전쟁에서는 모두 육군이 지휘했다”며 “국방개혁의 기본 정신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국방부가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마련했으며 예비역 장성들과 학계 인사, 대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일부 토론자 발언에 반발하는 고성이 오가고,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참석자가 주최 측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