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근혜, 손학규에 역전 될 수도”
입력 2011-06-01 18:22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1일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모진 소리를 했다. 최근 박 전 대표의 뜻대로 당 비상대책위가 당권·대권 분리 등 7·4전당대회 경선 룰을 결정한 데 따른 ‘감정’이 실린 것 아니냐는 말들이 주변에서 나왔다.
정 전 대표는 중진회의에 참석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다고 하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오차 범위 내로 따라왔다고 한다”며 “이대로 가면 역전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현 상황을 타개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대표는 또 “한나라당은 18대 국회를 시작하며 관리형 대표체제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대통령) 임기 후반에도 이런 이름을 듣는다면 스스로 정당임을 부정하는 집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선으로 가야 하는데,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게 아닌지 심히 걱정”이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7월 전대에 내년 대선 후보로 예상되는 분이 모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 건 이제야말로 당을 책임지고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정 전 대표 발언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원은 “그분은 하루라도 아무개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분 같다”며 “수신제가 치당평천하(修身齊家 治黨平天下)라는 경구를 한번쯤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학송 의원은 “같은 당 안에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끌어내리는 발언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서로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매너 있게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