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론스타, 장기간 ‘전략적 제휴’ 의견 접근

입력 2011-06-01 18:09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양측이 일회성 계약 연장보다는 장기간의 전략적 제휴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1일 “론스타와 큰 틀에서 계약을 연장키로 의견을 교환했지만 현재 세부 논의가 길어져 협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아직 긍정적인 분위기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향후 1주일 정도면 결론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측은 특히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 가운데 5∼10%를 하나금융이 우선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당국 승인 없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5%)에 맞춰서 하나금융과 일부 계열사가 각각 5%씩 나눠 사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전략적 제휴관계에 들어서게 된다. 만약 10% 지분을 인수할 경우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이어 외환은행의 2대주주가 된다. 그동안 계약 파트너 입장에서 론스타에 협조를 구해 차기 경영진 인사 등을 해 왔던 하나금융으로서는 향후 2대 주주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일회성 계약 연장보다는 장기간 제휴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할 수 있다는 점, 론스타 입장에서도 투자금 일부를 미리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가격 산정 등을 두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하나금융이 시가보다 비싼 가격에 지분을 인수할 경우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론스타도 지분 강제 매각 명령으로 인해 나머지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팔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선매입 지분에 대해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하나금융이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에 실패할 경우 우리금융과 산은지주 민영화 등을 둘러싼 금융권 재편 시나리오는 한층 더 복잡하게 꼬일 전망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