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감염 공포 확산 ‘장출혈성대장균(EHEC)’… 정확한 발생원인·감염경로 오리무중
입력 2011-06-01 21:23
장출혈성대장균(EHEC) 감염에 대한 공포가 유럽을 뒤덮고 있다. EHEC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인 규명이 안 되면서 EHEC 감염 문제는 외교적 분쟁이 될 조짐이다. 유럽 각국이 스페인산 채소 수입을 중단했고, 스페인은 EU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EHEC에 대한 알려진 내용을 정리했다.
◇EHEC는 무엇이고, 얼마나 위험한가=EHEC는 대장균(E. coli)의 변종이다. 대장균은 오염된 물, 상한 음식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이번에 나타난 EHEC는 항생제가 듣지 않을 정도로 내성이 강하고 치명적이다. 함부르크에서는 감염자 30%가 신장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생명까지 위협받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질병예방센터 로버트 턱스 박사는 “음식매개질병으로 신장 합병증이 이렇게 많이 발견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며 우려했다.
◇발생 원인은=스페인산 오이는 EHEC 발생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럽연합(EU)은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수입된 스페인산 오이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이뿐 아니라 상추, 토마토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의 분뇨 거름으로 키운 채소에서 치명적인 박테리아가 검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 경로는=정확한 감염 경로 역시 오리무중이다. 채소를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독일은 당분간 채소를 날 것으로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간 접촉을 통한 2차 감염의 우려도 있어 개인위생에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떤 사람이 주로 감염되나=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P)는 5세 미만의 어린이가 EHEC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독일 함부르크 한 병원의 EHEC 환자 276명을 분석한 결과 87%가 성인이고, 성별로는 68%가 여성이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