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빈 자리만 생겨다오”… 펄펄 나는 후보선수들

입력 2011-06-01 17:58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각 팀 후보 선수들이 팀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선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나락으로 떨어진 두산은 포수 최승환과 투수 서동환이 먹구름이 가득 낀 팀의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주전 양의지가 왼쪽 옆구리 쪽 골반 타박상으로 2군에 내려간데다 용덕한 마저 잇따른 실책을 범해 29일 급히 1군에 올라온 최승환은 완벽한 투수 리드로 팀이 그 날부터 가졌던 2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방망이도 힘차게 돌아갔다. 최승환은 29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지다 이성열의 천금 같은 2타점 안타로 4-3으로 전세를 뒤집은 8회,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쐐기를 박았다. 31일은 무명 선수 서동환의 날이었다. 서동환은 4년 10개월만에 선발등판해 막강 SK 타선을 5이닝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SK에는 내야수 최윤석이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SK에서 3루와 유격수를 보는 최윤석은 지난 주말 삼성과의 경기에서 녹록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28일 삼성 에이스 차우찬을 제물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2점포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하더니 30일 2-0으로 앞선 4회 1사 1·3루에서는 깨끗한 좌전 안타로 추가 타점을 올렸다.

LG의 새 톱타자 양영동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6년 삼성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가 2008년 경찰청을 거쳐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은 양영동은 6년차로 빠른 발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강점인 선수다. 왼쪽 어깨를 다친 이대형을 대신해 나온 양영동은 특히 출루율이 0.520에 달해 0.345에 그친 이대형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넥센에서는 조중근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중근은 팀이 연패 중이던 지난달 18일 선발라인업에 포함됐다. 2005년 이후 무려 6년만이었다. 조중근은 오랜 기간 가졌던 무명의 설움을 단번에 털어내려는 듯 화끈한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목동 LG전에서는 에이스 박현준을 상대로 선제 2점 홈런을 뽑아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장거리 타자가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팀에게 조중근의 한 방 능력은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