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제주전도대회… 탐라 수놓은 나눔과 섬김, “토착민 복음화율 1%벽 깬다”

입력 2011-06-01 18:00


한국의 ‘선교지’라 불리는 제주도를 복음화하기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삼봉 목사)이 발 벗고 나섰다.

서울 목동제자교회와 면목중앙교회, 군포 영광교회, 광주 산돌교회, 제천 성도교회 등 18개 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4일간 제주지역 19개 교회와 협력해 지역전도에 주력하고 있다. ‘육지’ 교회 소속 270여명의 전도대원은 경로잔치를 벌이고 이·미용 봉사, 무료 건강검진 등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전도대원들은 노방전도와 축호전도를 펼치며 현지 교회를 알렸다.

제주기둥교회와 함께 제주시 용담동 지역을 책임진 목동제자교회는 이·미용과 도배, 의료봉사로 지역주민에게 다가섰다. 10㎡의 단칸방에서 전기장판으로 지난겨울을 보낸 정무기(65)씨는 “93세의 노모와 살고 있는데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몸이 아파 청소는 물론 도배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며 “이렇게 깨끗하게 도배해 줘서 이제 사람 사는 집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도배 봉사에 참여한 김학수(63)씨는 “가난과 고독으로 누렇게 찌든 벽지를 뜯어내고 한 집 한 집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얀 벽지를 발라드렸다”면서 “지역 어르신께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드리기 위해 땀방울을 흘릴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진화(49)씨도 “바쁜 생업을 뒤로하고 달려왔지만 하나님 뜻에 순종할 수 있어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며 “국내외 선교에 주력하는 교회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지역 주민들은 제주기둥교회 1층에서 이·미용 서비스를 받은 뒤 2층 사택에 마련된 간이 진료소에서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고 영양제를 맞았다. 옆방에선 한방치료도 병행했다. 이반석 목동제자교회 부목사는 “이번 전도 기간 중 이·미용 봉사에 어르신 90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양·한방 의료봉사 85명, 점심식사 450명, 도배 8가구가 도움을 받았다”며 “노방전도를 통해 145명이 주님을 영접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는 근현대사의 굴곡 속에 배타적인 기독교 정서와 혈연중심의 폐쇄적 ‘괸당’ 문화, 잡신숭배 관행이 뿌리 깊은 곳이다. 1907년 대한예수교장로회가 이기풍 목사를 선교사로 파송하고 1930년 노회를 구성할 정도로 전도 역사가 길지만 토착민 복음화는 1% 미만에 불과하다. 예장 합동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2008년 제주에서 열린 총회에서 제주도를 해외 선교지와 동등한 ‘준선교지역’으로 선포했다. 교단은 2009년부터 교회별 전도단을 파송, 전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정성남 제주기둥교회 목사는 “친족이 아니면 절대 속마음을 꺼내놓지 않던 어르신들이 전도대원들의 도움으로 교회 문턱을 넘은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선교지와 다름없는 제주에서 어렵게 복음을 전하는 현지 목회자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유광석 예장 합동 전도부장은 “제주지역에 예장 합동 소속 40개 교회가 있는데 이번 전도대회를 통해 부흥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