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거듭나도록 합력… 교회 거룩성 회복에 온 힘”

입력 2011-06-01 17:58


이광선·길자연 전·현직 대표회장 정상화 위한 합의안 발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분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길자연 이광선 목사가 1일 전격적으로 만나 공동 합의안을 발표하고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길 목사와 이 목사는 합의안 5개항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이광선 목사의 개혁안을 수용하고, 특별총회 개최 시 대표회장 인준과 개혁안(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을 동시에 상정하고, 특별총회의 민주·평화적인 진행을 위해 상정 안건 절차는 대행자에 맡기는 것 등이다. 또 합의안에는 한기총과 관련된 민·형사 소송을 취하하고, 한기총을 하루 속히 정상화하고 한기총이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해 복음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 돕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두 목사는 성명서에 “한기총 사태로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우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있어서 금권선거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떳떳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명서 발표에 앞서 길 목사는 “존경하는 이광선 목사와 만나 한기총과 한국교회에 대한 대화를 몇 차례 하는 중에 한기총의 발전과 개혁을 위한 제반 대화 내용에 일치해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더 이상 한국교회와 한기총이 표류하지 않도록 하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성명서를 발표하자고 합의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길 목사와 이 목사는 기자회견 장소에 입장하면서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성명서 낭독은 길 목사가 전반부 합의 내용 3개항을, 이 목사가 후반부 2개항을 각각 읽어 내려갔다. 성명서를 모두 읽은 이들은 악수와 포옹을 하며 마무리했다.

길 목사는 “오늘 성명서는 총론적으로 또 각론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라며 “자세한 것은 8일 한국교회 원로와 함께 대화를 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길 목사와 이 목사가 공식 석상에서 함께 모습을 비친 것은 지난 1월 20일 정기총회 이후 132일 만이다. 이번 합의는 두 목사의 단독 결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관계자들이나 명예회장 등과 사전 조율 없이 ‘선 합의, 후 설득’ 구도를 택해 조속히 한기총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한기총과 관련된 각종 민·형사 소송 건을 비롯해 대표회장 임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현실, 안팎의 개혁 요구와 김용호 직무대행의 평화적 로드맵 제안 등 두 목사가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기총 특별총회는 다음달 7일 개최될 예정이다. 원래 이달 말로 계획돼 있었으나 한기총은 최근 법원에 연기신청을 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