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이광선 목사 "한기총 정상화" 전격 합의

입력 2011-06-01 16:30


[미션라이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분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길자연 이광선 목사가 1일 전격적으로 만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길 목사와 이 목사는 5가지 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은 이광선 목사의 개혁안을 수용하고, 특별총회 개최 시 대표회장 인준과 개혁안(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을 동시에 상정하고, 특별총회의 민주·평화적인 진행을 위해 상정 안건 절차는 대행자에 맡기는 것 등이다. 또 합의안에는 한기총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을 취하하고, 한기총을 하루 속히 정상화하고 한기총이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해 복음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 돕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두 목사는 성명서에는 “한기총 사태로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우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있어서 금권선거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떳떳치 못했던 사람들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명서 발표에 앞서 길 목사는 “존경하는 이광선 목사와 만나 한기총과 한국교회에 대한 대화를 몇 차례 하는 중에 한기총의 발전과 개혁을 위한 제반 대화 내용에 일치해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더 이상 한국교회와 한기총이 표류하지 않도록 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성명서를 발표하자고 합의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길 목사와 이 목사는 기자회견 장소에 입장하면서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성명서 낭독은 길 목사가 전반부 합의 내용 세 가지를, 이어 이 목사가 후반부 두 가지를 각각 읽어 내려갔다. 성명서를 모두 읽은 이들은 악수와 포옹을 하며 마무리했다.

길 목사는 “오늘 성명서는 총론적으로 또 각론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라며 “자세한 것은 8일, 한국교회 원로와 함께 대화를 한 후 기자회견을 다시 열겠다”고 덧붙였다.

길 목사와 이 목사가 공식 석상에서 함께 모습을 비친 것은 지난 1월 20일 정기총회 이후 132일 만이다. 이번 합의는 두 목사의 단독 결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관계자들이나 명예회장 등과 사전 조율 없이 ‘선 합의, 후 설득’ 구도를 택해 조속히 한기총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한기총과 관련된 각종 민·형사 소송 건을 비롯해 대표회장 임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현실, 안팎의 개혁 요구와 김용호 직무대행의 평화적 로드맵 제안 등이 두 목사가 직접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도로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특별총회는 7월 7일 개최될 예정이다. 원래 6월 말로 계획돼 있었으나 한기총은 최근 법원에 연기신청을 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