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그들과 머물고 싶어라”… 초여름과 잘 어울리는 수목원·식물원
입력 2011-06-01 17:45
‘계절의 여왕’ 5월이 가고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북쪽에 위치한 수목원과 식물원들은 5월보다 6월이 더 화려하다. 이미 남쪽에서는 지고 없는 봄 식물이 여름 식물과 더불어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최근 개장한 춘천의 제이드가든과 드라마 촬영지로 자리매김한 포천의 평강식물원으로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본다.
◇제이드가든=춘천의 남산면 서천리에 위치한 제이드가든은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탄생한 명품수목원으로 16만㎡ 부지에 10만여㎡ 규모의 24개 분원을 갖추고 있다.
한화호텔&리조트가 운영하는 제이드가든의 특징은 계곡으로 이루어진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건물, 수목, 화훼를 배치했다는 점. 새로 개장한 수목원이 뭔가 썰렁하고 어색한 데 비해 제이드가든이 푸근하고 짜임새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드라이가든, 웨딩가든, 이끼원, 로도덴드론가든 등 모두 24개의 분원으로 이루어진 제이드가든의 식물은 만병초류, 붓꽃류, 블루베리 등 모두 3000여종. 특히 계류 주변에 군락을 이룬 층층둥글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로 제이드가든의 자랑거리. 제이드가든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로도덴드론가든은 200여종의 만병초가 형형색색의 꽃을 피우는 곳으로 각양각색의 양치식물, 노루오줌류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그린다. 국내 최초로 은행나무를 이용해 조성한 미로원, 계절마다 꽃이 물결치는 꽃물결원 등도 제이드가든의 특색 있는 산책코스.
낙엽송을 파쇄한 우드칩을 깔아 걸어도 피곤하지 않은 산책로를 걷다보면 수목원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카이가든이 나온다. 스카이가든 아래로 펼쳐진 야생화 언덕에는 다양한 구근류들이 절경을 이룬다. 웨딩가든은 가족 또는 연인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로맨틱한 공간으로 조성해 야외 웨딩촬영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투스카니 양식의 방문객센터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강원도의 청정지역 식재료를 사용한 우유보리죽, 훈제오리야채샐러드, 오이채비빔국수, 허브꽃비빔밥, 약고추장, 약된장, 산나물숙채비빔밥, 오미자냉차 등을 코스로 맛볼 수도 있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중·고생 5000원, 어린이 4000원으로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상봉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면 굴봉산역까지 1시간 소요. 제이드가든에서는 매일 오전 10시45분부터 오후 4시45분까지 경춘선 운행 시간에 맞춰 셔틀버스를 운행한다(033-260-8300, www.jadegarden.kr).
◇평강식물원=경기도 포천의 평강식물원이 초여름을 맞아 청초한 여인의 모습으로 거듭났다. 부채붓꽃 노랑꽃창포 제비붓꽃 각시붓꽃 노랑무늬붓꽃 등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기품이 있지만 도도하지 않은 형형색색의 붓꽃으로 단장했기 때문이다.
초여름이 반가운 식물은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들. 50여개의 크고 작은 연못정원은 비비추, 노루오줌 등 숙근초와 함께 40여종의 수련이 제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맑은 물에 뿌리를 내린 채 수줍은 듯 피어있는 수련을 바라보면 어느새 마음조차 맑아진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습지원은 6∼8월에 개화하는 다양한 초본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보라색 부채붓꽃과 샛노란 노랑꽃창포, 다채로운 빛깔의 산수국이 군락을 이룬 가운데 보랏빛 작은 꽃을 촘촘히 피우는 리아트리스가 낭만적 정취를 더한다.
국내 최초로 조성된 만병초원은 요즘이 제철이다. 만병초는 진달래과의 식물로 가지 끝에 10∼20송이의 꽃이 한데 모여 피어난다. 상록수인 만병초는 더위에 약한 고산식물이지만 이곳에는 5년간의 시험재배와 토양개발로 400여종의 만병초가 착근해 해마다 꽃을 피우고 있다.
원시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고사리원도 절정기를 맞았다. 둥글게 말렸다가 펼쳐지는 고사리의 순 모양으로 디자인된 고사리원에는 관중, 청나래고사리와 같은 중대형 양치식물과 손톱만큼 작은 좀고사리 등 다양한 양치식물이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60만㎡에 12개의 테마가든으로 이뤄진 평강식물원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이름이 높다. MBC 새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차동주(김재원 분)의 집으로 나오는 세트장에는 그랜드피아노를 비롯해 안방에서 보던 소품들이 마치 드라마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포천군 영북면 신정리에 위치한 평강식물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으로 다채로운 체험학습도 진행된다. 식물원 내에 위치한 약선레스토랑 ‘엘름’에서는 7가지 산채나물과 장아찌, 불고기, 된장찌개 등을 곁들인 평강약선 산채정식을 맛볼 수 있다(031-531-7751, www.peacelandkorea.com).
춘천·포천=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