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천안문 희생자 보상 나설까

입력 2011-05-31 21:52

중국 공안당국이 1989년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당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천안문 희생자 유가족 단체인 천안문어머니회는 31일 인터넷을 통한 공개서한에서 “중국 공안이 지난 2월과 4월 일부 희생자 가족들을 찾아가 보상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보상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미뤄 천안문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천안문어머니회는 “우리 희생자 어머니 모임은 지난 16년간 정부에 대화를 요청해 왔지만 그때마다 묵살당했다”면서 “정부 측이 침묵을 깬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일단 반가운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대화 과정에서 천안문 사건의 진상 공개와 법적 책임, 나아가 모든 희생자에 대한 보상은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천안문 사건을 돈으로 덮으려는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희생자 유족의 보상 요구에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배후에서 우리를 감시하고 추적할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유족들과 대화해 일치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에는 어머니회 회원 127명이 서명했다. 베이징 공안국은 어머니회가 발표한 서한 내용과 보상 논의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