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록 변호사 청와대 방문, 왜?

입력 2011-06-01 00:10

부산저축은행 구명을 위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청탁성 전화를 걸었던 박종록 변호사가 지난해 하반기 청와대를 직접 방문, 다른 청와대 인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저축은행 업무를 총괄하는 김장호 금감원 부원장보와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기는 부산저축은행이 퇴출을 막기 위해 무차별 로비에 나섰던 때라는 점에서 또 다른 로비 시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변호사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9월 청와대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민원실에서 만났고 차를 마셨다”며 “당시 만난 사람이 권 수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자리는 부산저축은행과는 상관없는 자리였다”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김 부원장보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자신이 금감원에 제출한 부산저축은행 관련 탄원서를 검토했는지 문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변호사를 비롯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이나 다른 인사가 청와대를 드나들며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1년간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넘겨받아 분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저축은행이 4조5900여억원의 예금을 불법 대출해준 차명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금감원 간부 ‘매수’ 자금으로 쓴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매달 300만원씩 모두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알선수재)로 유병태 전 금감원 국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민주당이 부산저축은행의 핵심 브로커로 지목한 박태규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3월 캐나다로 출국했으며,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이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 6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 완화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김종창 전 금감원장을 이르면 이번 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알선수재 혐의로 은 전 위원을 구속했다.

지호일 노석조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