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 인근 300m 지하수 25% 오염 판명

입력 2011-05-31 18:29

구제역 가축 매몰지 인근 300m 이내에서 사용 중인 지하수 관정의 4분의 1이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그러나 침출수 영향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지난 2∼3월 전국 가축 매몰지 주변 지하수 관정 7930곳을 조사한 결과 1982곳이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가운데 먹는 물로 사용되는 1751곳은 음용 중지를 권고한 상태다. 1003곳을 대상으로 벌인 미생물 조사 결과에선 분원성대장균(4.1%), 대장균(1.6%), 노로바이러스(1.3%), 클로스트리디움(0.8%) 등이 검출됐다. 대장균 O-157, 살모넬라, 쉬겔라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부는 “수질 기준 초과는 축산폐수, 비료, 퇴비 등에 의한 것이며 가축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영향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암모니아성질소,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등이 고농도로 검출되거나 두 가지 항목 이상 동반 검출된 지점에 대한 아미노산·DNA 검사 등 정밀 분석을 통해 침출수와는 무관함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출수는 매몰이 진행된 뒤 6개월까지 지속적으로 농도가 높아지고 발생량이 많아져 구제역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매몰지 침출수 영향이든 아니든 지하수 오염 실태가 심각하다는 게 확인됐지만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축산농가 주변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한 매뉴얼 작성’이 전부인 실정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