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 앨빈 영 박사 “68년 당시 보급된 고엽제 다 사용”
입력 2011-05-31 18:29
미국의 고엽제 전문가 앨빈 L 영(69·사진) 박사는 “1968년 당시 미국이 한국 비무장지대(DMZ)에 뿌리기 위해 보낸 고엽제는 모두 사용했다”면서 “쓰고 남은 고엽제를 캠프 캐럴 등 한국 내 미군 기지로 보냈다는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영 박사는 30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미 당국이 공동조사를 하겠지만, 아마도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드럼통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의 언급은 전 주한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씨 등이 1978년 캠프 캐럴에 고엽제로 보이는 독성물질을 파묻었다는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공식 기록 외에 추가 살포 의혹도 여전히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한·미 당국의 공동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영 박사는 2006년 미국 국방부의 의뢰로 미군의 고엽제 개발부터 사용과 폐기까지 전 과정을 조사한 ‘전술 제초제 발달사:테스트, 평가, 저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었다.
-캠프 캐럴에 고엽제가 매몰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내 결론은 캠프 캐럴에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가 매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1968년) DMZ에 뿌리려고 보급된 제초제는 모두 사용됐다. 더 필요했으나 (미국이) 추가로 보내지 않았다. 우리가 추가로 보냈다는 기록이 없다. 한·미 당국이 공동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마도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드럼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왜 캠프 캐럴에 고엽제 매몰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어나고 있나.
“좀 근거 없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DMZ에 살포하고 남은 고엽제를 (한국 내) 어떤 미군 기지에도 보냈다는 기록은 없다.”
-고엽제는 한국에 얼마만큼 보급됐나.
“베트남에 있던 에이전트 오렌지 380드럼(7만9040ℓ), 에이전트 블루 635드럼(13만2080ℓ), 분말 형태인 모뉴런 7800드럼(17만6870㎏)이다. 이를 모두 사용했다. 따라서 쓰고 남은 고엽제를 캠프 캐럴에 보낼 수가 없는 것이다. 당시 미군은 에이전트 오렌지와 블루가 담겨졌던 드럼통을 물이나 디젤로 씻은 뒤 살포를 담당했던 한국군 1군사령부에 줬다. 그 드럼통이 이후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기록도 없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