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찬호… 코치진 “놀러왔냐” 비난, 투구 패턴 변화 절실

입력 2011-05-31 18:19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소속팀에서는 벌써부터 “일본에 놀러왔냐”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31일 오릭스 구단은 전날 박찬호를 2군으로 보내면서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특히 후쿠마 오사무 투수코치는 “박찬호가 일본에 놀러온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다소 모욕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후쿠마 코치는 이어 “박찬호가 일본에서 계속 뛰려면 제 몫을 해야한다”면서 “지금보다 나아진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릭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최다승인 124승을 따낸 박찬호에 시즌 전 많은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정규 시즌 들어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29로 기대를 밑돌자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2군행을 지시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팀도 퍼시픽리그 최하위로 1승이 다급한 상황이다.

박찬호는 팀 일정상 많은 선발 투수가 필요 없던 지난 12일 처음으로 2군에 갔다가 22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1군에 복귀, 6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신뢰를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29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고 6실점(5자책점)해 패전투수가 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오릭스 수뇌부는 관록을 보여줘야 할 박찬호가 팀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실점해 역전을 허용하는 장면이 잦아지자 8일 만에 다시 2군행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박찬호는 2군 경기에서 실적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1군 복귀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구단에서 공개적인 실망감을 드러낸 만큼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명예를 회복하려면 2군에서 일본 스타일에 맞게 투구 패턴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