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모셔라”… 서울시내 호텔 신축 ‘붐’
입력 2011-05-31 18:22
서울시내에 호텔 신축 붐이 일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숙박시설 부족에 고심하던 서울시가 호텔 유치에 적극 나선 데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여유 부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24곳에서 호텔사업추진 승인이 떨어져 14곳이 공사 중이며, 10곳은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호텔이 들어서면 모두 3100개의 객실이 새로 생기게 된다.
제2롯데월드와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등에는 대형 특급호텔이, 명동 밀리오레와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 등에는 관광호텔이 지어진다.
서울시는 이날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고질적인 호텔 부족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138개 호텔에 객실 2만3718개가 있으나 올해 객실 수요는 5만1087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준공 예정인 호텔 객실 2789개를 포함하더라도 2만4580실이 부족하다.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 ‘골든 위크’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서울에서 객실을 구하지 못해 인천 수원 의정부 이천 등의 숙소에 묵었다”며 “객실난에 시달리는 현실에 비춰볼 때 서울시의 지원 방안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 시 소유의 대규모 부지를 개발할 때 관광호텔을 대거 유치하고 기존 건물을 호텔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놨다.
호텔 건립이 추진되는 곳은 지난 3월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질병관리본부의 녹번동 부지(10만2684㎡), 같은 달 신내동으로 옮긴 서울의료원의 삼성동 부지(3만1656㎡), 지난해 말 시가 사들인 산업인력공단의 공덕동 부지(2만9025㎡)다. 또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아직 매각되지 않은 부지 8곳 중 공항철도 DMC역 인근 2만693㎡의 상업용지와 건립 예정인 4호선 사당역-3호선 수서역 역세권 복합환승센터 등에도 호텔을 필수 유치 업종으로 정해 사업계획을 공모할 계획이다.
시는 기존에 다른 용도로 쓰이던 건축물을 관광호텔로 리모델링할 때 건축물 에너지 절약 기준을 시보다 덜 엄격한 국토해양부 기준으로 적용해주는 등 혜택도 주기로 했다.
김경택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