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친위부대 장교 120명 이탈… 남아공 대통령 “카다피, 휴전 원해도 퇴진 생각 없어”

입력 2011-06-01 00:19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부대 장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카다피 체제가 중대 위기를 맞았다.

리비아군 장성 5명을 포함한 8명의 장교들은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리비아 정부군 장교 120명이 최근 카다피 체제에 항거해 인근 국가로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정부군 장성이었던 멜루드 마수드 할라사는 “내전이 발생한 지난 2월 이전과 비교할 때 카다피군의 전력은 현재 20% 수준”이라며 “카다피 곁에 남아있는 장성은 10명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은 이탈리아 정부의 주선으로 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중순에도 리비아 정부군 장교 3명이 해상을 통해 인접국인 튀니지로 탈출하는 등 카다피 체제에 대한 친위세력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카다피와 만났다. 주마 대통령은 회동을 마친 뒤 리비아·남아공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아프리카연합(AU)이 제안한 휴전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주마 대통령은 또 “하지만 카다피는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리비아를 떠날 준비가 안 됐음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카다피의 퇴진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방과 반군이 휴전에 동의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편 리비아 반군은 카다피의 선전도구로 전락한 국영TV에 대항할 위성방송국 ‘리비아 알후라’를 출범시켰다고 AP통신이 31일 전했다. 전날 첫 전파를 송출한 이 방송은 반군이 장악한 동부뿐 아니라 서부 지역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