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기회”… 영화 ‘마마’ 은성役 배우 류현경
입력 2011-05-31 17:42
영화배우 류현경(28)은 자신을 “영화배우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아직 어려서 연기 철학을 갖추기는커녕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연기하는 게 좋아 평생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류현경은 오랜 친구에게 수다를 떨 듯 솔직하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류현경은 2008년 영화 ‘신기전’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어렸을 때에는 연기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어요. 연기를 하면 어른들이 칭찬해주고 유명한 영화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찍는다는 걸 재미있게 생각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신기전에 참여하면서 연기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죠. 뭔가에 감전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신념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연기가 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1997년 중2 때 영화 ‘깊은 슬픔’으로 데뷔한 그녀는 지금까지 30편 이상의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 주연으로 출연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다니면서 단편 ‘날강도’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녀는 지난해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쩨쩨한 로맨스’ 등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일부 팬들은 특히 방자전에서 향단이로 출연한 그녀의 연기에 반해 인터넷에 “방자전이 아니라 향단전으로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류현경은 오는 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마마’에서 유명 소프라노인 엄마의 그늘에 가려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딸 은성으로 출연한다. 엄마의 이기적인 모습을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게 생각하는 딸의 역할을 소화하기 어렵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제 안에는 저도 모르는 수없이 많은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며 “어떤 작품을, 어떤 감독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연기가 달라지는데,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해서인지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매력이 아직 뭔지 모르겠다는 그는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영화 출연 외에도 라디오에 고정 게스트로 등장하거나 힙합댄스를 추기도 한다고. “세상에서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가장 싫어해요. 자연스러운 게 최고에요. 어린시절부터 뭔가 하려고 하면 잘 안 되기도 했고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어떤 작품에서라도 잘 쓰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많은 경험을 해야겠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잖아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