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 어린이에 해롭다”

입력 2011-06-01 07:35

美소아과학회 연구 보고서

피로 회복, 졸음 예방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너지 음료(energy drink)가 어린이와 10대 청소년에게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30일(현지시간) 에너지 음료에는 커피보다 많은 카페인과 타우린 등 자극적인 성분이 들어 있어 청소년에게 해롭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소아과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AAP는 미국 최대 소아과 전문의 그룹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는 500㎎ 이상의 카페인이 있어 불면증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보조 성분인 비타민과 허브 추출물 등은 심장박동 장애, 발작증세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이들 성분에 더욱 취약해서 건강에 미치는 피해도 더 크다. 연구팀의 홀리 벤자민 박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시면 성장기 신체에 큰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며 “스트레스는 성장에 방해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를 하루 2병씩 마신 15세 소년이 최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보인 사례도 발견했다. 벤자민 박사는 “어린이들이 지쳤거나 갈증을 느낄 때는 에너지 음료 대신 물을 마시게 해야 한다”며 “물이 가장 안전한 음료”라고 강조했다.

2000년대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음료는 건강에 해로운 콜라,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를 대신할 음료로 큰 인기를 끌어 왔다. 레드불, 몬스터 등이 대표적 제품이다. 올해 미국의 무(無)알코올 에너지 음료 시장은 90억 달러(약 9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산 제품들이 출시돼 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