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새 11명 사망·1200명 감염…‘슈퍼 박테리아’ 공포 유럽확산
입력 2011-05-31 00:42
오염된 오이 섭취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슈퍼 박테리아’ 공포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주간 슈퍼 박테리아로 11명이 숨지고 1200명이 감염되자 독일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30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서부 뤼덴샤이트 병원 얀 갈레 병원장은 “정상적인 경우 감염자가 연 1000여명이지만 이번엔 겨우 열흘 동안 약 1200명이 감염됐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시민들에게 오이와 토마토, 양상추를 날것으로 먹지 말라고 경고했다. 특히 슈퍼 박테리아가 처음 발견된 독일 북부 지역에 주의를 촉구했다.
슈퍼 박테리아의 감염원으로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가 의심받고 있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주말 독일 북부 외 지역에서 사망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공포가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에서도 감염자가 보고됐다. 대부분 독일을 여행하고 돌아간 사람이어서 독일 체류 때 오염된 야채를 먹고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연합(EU)은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룩셈부르크에도 오염된 오이가 독일을 거쳐 공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체코와 오스트리아는 스페인산 오이를 긴급 회수했다. 벨기에 정부도 스페인산 오이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슈퍼 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아 붙여진 이름이다. 정확한 이름은 장출혈성대장균(EHEC)이다. 감염되면 적혈구가 파괴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증상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사망자 11명 가운데 10명이 여성이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