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2022년까지 모든 원전 폐쇄… 재생에너지 사용 2배 늘리기로

입력 2011-05-30 21:36

독일 정부가 원자력발전소를 2022년까지 모두 폐쇄하고 전력 사용량을 10% 낮추기로 했다.

독일 연립정부는 원전 17기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시킨 노후 원자로 7기와 2007년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크루멜 원자로를 앞으로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9기 원자로 가운데 6기는 2021년 말까지, 3기는 2022년 말까지만 가동한다. 독일은 노후 원자로 7기를 가동 중단시키기 전까지 전력의 23%를 원자력에 의존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에너지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또 바뀔 수 있다. 미래 에너지는 더 안전하면서 믿을 수 있고 경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전력 사용량을 2020년까지 10% 줄인다는 계획도 함께 마련했다고 로이터가 정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두 배로 늘려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5%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도 짰다. 온실가스 배출은 2020년까지 40% 줄일 계획이다.

독일 정부의 결정은 여론에 떠밀린 측면이 강하다. 지난 주말 독일 전역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전 수명을 평균 12년 연장한다는 안을 발표했었다. 원전을 반대하는 녹색당 등에 대한 국민 지지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점도 현 정권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전력회사들은 정부의 원전 폐쇄 방침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원전을 포기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위스는 2019년부터 2034년까지 원자로 5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다음달 중순 정기국회에서 최종 결론을 낸다. 스위스는 전력의 4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벨기에 정부도 노후 원자로 폐쇄를 검토 중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