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세 챔프 톰 왓슨, 시니어투어 메이저 최고령 우승… “그린서 인생 즐기고 싶어”
입력 2011-05-30 21:31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만 61세의 ‘할아버지 골퍼’ 톰 왓슨(미국)이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가 창설된 이후 역대 최고령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감동을 연출했다.
왓슨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즈빌의 발할라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50세 이상이 뛰는 시니어투어) 메이저대회인 제72회 PGA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우승상금 36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데이비드 이거(59·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1949년 9월4일생으로 이날 만 61세 8개월 26일 만에 우승한 왓슨은 이로써 1980년 챔피언스투어가 만들어진 뒤 역대 최고령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은 선수로 기록됐다. 왓슨은 또 지난 1947년 62세의 나이로 우승한 조크 허치슨(사망)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왓슨은 이거와 동타를 이룬 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1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파에 그친 이거를 물리치고 정상에 서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지난 1971년 프로로 전향한 왓슨은 메이저대회 8승 등 PGA 투어 통산 39승, 챔피언스투어 통산 14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이다. 특히 2009년에는 환갑의 나이에 출전한 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들 뻘인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해 골프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왓슨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으면 모든 최고령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었다.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의 48세고, 전 세계 정규 투어 대회를 망라한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5년 그린스보로오픈에서 정상에 선 샘 스니드(미국)의 52세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챔피언스투어 송도챔피언십에도 출전했던 왓슨은 “지난 200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후 10년 만에 정상에 다시 서 기쁘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힘이 다할 때까지 그린에서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