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그 첫승 올린 박기원 감독 “쿠바잡은 빠른배구 가속 절실… 프로거포 합류해야 팀 완성”

입력 2011-05-30 18:47

“제가 생각하는 ‘빠른 배구’를 구사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28·29일 양일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월드리그 배구 첫 주차 경기에서 세계랭킹 4위인 강호 쿠바와 1승씩을 나눠가진 배구 대표팀 박기원 감독은 “쿠바전 승리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자신을 한껏 낮췄다.

한국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지난 28일 월드리그 D조 1차전서 빠른 속공과 젊은 공격수들의 패기 넘치는 공격에 힘입어 쿠바(세계 4위)를 3대 0 으로 꺾고 27년간 계속된 쿠바전 37연패의 긴 사슬을 끊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빠른 배구에 미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느린 배구에 익숙해진 선수들의 옛 습관이 남아있고 어린 공격수들의 기량이 아직 세계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쿠바를 맞아 비록 전광인(20·성균관대·1m93) 최홍석(23·경기대·1m95)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1승을 가져왔지만 세계 정상을 넘보려면 한국배구는 더 빨라야 한다는 것. 앞으로 프랑스, 이탈리아를 상대해서 2∼3승 정도만 추가해준다면 자력으로 내년 월드리그에 잔류하지 않겠느냐는 희망도 덧붙였다.

6월말까지 계속되는 월드리그 예선일정은 대표팀의 훈련과정이라고 밝힌 박 감독은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 김학민(대한항공) 김요한(LIG손해보험) 등 프로 공격수들이 가세해야 대표팀이 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9월에 올림픽예선전 진출팀을 가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이란 테헤란에서 있습니다. 그 직전에 프로팀의 코보컵 대회가 있고요. 정예멤버들이 다 가세하는 대표팀을 꾸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3주훈련으로 쿠바를 꺾는 ‘깜짝쇼’를 연출한 박 감독은 배구계의 염원인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부상중인 공격수들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