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데이터 시대 ‘클라우드’로 통한다
입력 2011-05-30 18:42
거대한 구름이 IT 업계를 뒤덮고 있다. 2006년 구글 회의에서 처음 등장한 ‘클라우드 컴퓨팅’은 스마트 혁명과 더불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스마트 기기 확산과 대용량 콘텐츠 증가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클라우드가 뭐기에=클라우드는 서버 등 IT 자원을 인터넷에 접속해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서비스다. 큰돈 들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개인저장공간(스토리지) 서비스를 생각하면 쉽다.
이 때문에 아마존, 구글, IBM, 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클라우드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통신사를 비롯한 국내 IT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9610억원에서 올해 1조3040억원, 2014년 2조548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KT, “클라우드로 모바일 데이터 시대 선도”=KT는 2009년 말부터 클라우드 컴퓨팅을 미래 신사업으로 정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클라우드 추진본부를 신설하고 올해까지 12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본부 신설 1년이 지난 현재 그 성과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개인용 스토리지 서비스 ‘유클라우드 홈’을 출시했다. 사진, 동영상, 음악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IPTV 등 여러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레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하는 고객은 50기가(GB)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11월엔 충남 천안에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서버 집적도가 50배 이상, 전력효율은 2배 이상 개선된 데이터센터를 개장했다. 올해 초엔 기업이 CPU, 메모리, 디스크 등 가상 서버를 빌려 쓸 수 있는 ‘유클라우드 CS’를 선보였다. KT는 현재 내부 IT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의 목표는 한국을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드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KT는 30일 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 텔레콤과 손잡고 현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KT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1%, 49%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를 오는 9월까지 설립하고 경남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일본 기업에 안정적이고 저렴한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해 데이터센터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서울 목동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KT는 2015년까지 서버관리 부분에서 1000억원,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직접 일본 도쿄에서 현지 기업과 한국·일본 언론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협력 계획을 설명했는데 2500명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일본 기업은 정부 방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전력 사용량의 15%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많은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면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장은 “통신이 내수사업이라는 통념을 깨고 세계 진출의 초석을 마련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한국을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