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론 시장 달아오르니… 눈 부릅뜬 당국

입력 2011-05-30 21:34


40대 초반의 김모씨는 올 초 직장을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수중에 있는 돈은 5000만원이 채 안됐다. 사업자금대출을 받자니 과정이 까다로웠다. 그러다 시중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론(대출)’ 상담을 통해 연 6.5∼7.0%의 싼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프랜차이즈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돈 굴릴 데가 없는 은행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은 셈이고, 대출자에게는 낮은 이자로 자금을 빌릴 수 있어 상호 윈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2 금융권도 ‘기웃’=프랜차이즈론은 은행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인지도와 안정성 등을 심사한 뒤 가맹점 주인에게 인테리어 비용 및 임차 보증금용으로 한도액 내에서 무담보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금액은 최대 1억∼2억원이며, 금리는 개인 신용도에 따라 연 5∼10%다. 이 상품은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3곳에서 운용 중이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2003년과 2005년 대출 확대를 위해 출시한 업종별 특화상품의 하나로 프랜차이즈론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2007년 5월 같은 상품을 선보였다.

프랜차이즈론은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부동산 경기 부진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관심이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부채 악화 등으로 은행이 대출 때 안전성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프랜차이즈론이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호·불황을 떠나 프랜차이즈 사업이 꾸준히 각광받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프랜차이즈 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기준 50억원대에서 올 4월 말 기준 2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4월 말 현재 지난해 1분기보다 20억∼30억원 늘어났다. 일부 은행은 특화마케팅팀을 조직하는 등 본격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으며 4대 은행 중 프랜차이즈론을 다루지 않던 우리은행도 상품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제2 금융권도 관련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7월 프랜차이즈 대출 상품을 출시해 29일 현재 누적 대출규모 275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현대카드의 일반사업자금 대출 대비 최고 금리가 연 5.0∼6.0%포인트 가량 낮다.

◇금융당국, 예의 주시=프랜차이즈론의 대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감독당국은 벌써부터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은행에 프랜차이즈론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해 확대 경쟁에 따른 문제점 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폐점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이에 따른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어 자칫 또 다른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당국의 행보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서민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프랜차이즈 창업을 권장한 바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