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4兆 넘게 유출·입 ‘요동’… 외환시장 왜 이러나
입력 2011-05-30 21:45
금융시장이 숨 가쁘게 출렁이고 있다. 외화자금이 급격하게 들고 나면서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단기 외채가 급증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를 재보면서 급격한 외화자금 유출·입을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나섰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외화자금의 국내 유출·입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009년 이후 대규모로 들어왔던 외화자금은 지난 1분기 한꺼번에 유출 양상을 보였다. 1월 순매수 규모가 1조3814억원에 이르던 외국자본은 2월에 급격하게 이탈했다. 순매도 규모가 3조7154억원에 이르렀다. 3월에는 7720억원이 시장을 떠났다.
하지만 3월 중순에는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조금씩 외화자금이 다시 밀려들더니 지난달에는 2월과 3월에 떠났던 금액 수준인 4조4203억원이 유입됐다.
불과 한 달 만에 시장이 잿빛에서 장밋빛으로 돌변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이 안고 있는 불안요소가 서로 뒤섞여 있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등은 신흥국에서 돈을 걷어가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이익 실현 흐름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반대로 원화 강세 전망은 우리나라로 돈이 들어오도록 한다.
문제는 원화가치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데 있다. 우리 경제나 기업의 실적 상승보다 더 크게 거품이 낄 수 있다. 이미 원화 강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상대적으로 싼 달러화를 들여오는 단기 외화차입이 급증했다. 외화차입은 올 들어 단기차입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중 단기차입은 67억2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정부는 다음달 말로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이 끝나면 다시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본다. 풍부했던 달러화가 마르면서 원화가치 하락, 외화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화자금이 빠른 속도로 들고 나지 않도록 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