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민 70% “간 총리 퇴진”… 야당선 금주내 내각불신임 결의안 제출
입력 2011-05-30 21:35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했다. 일본인의 70%가 그의 퇴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은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총리 거취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21%, ‘대지진 수습이 일단락된 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49%였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간 내각 지지율은 28%였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도력이 없다’는 응답이 73%에 달했다. 총리 교체 의견이 높은 것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습 과정에서 간 총리가 보여준 지도력을 일본 국민들이 불신한다는 의미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처 능력에는 응답자의 74%가 ‘평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르면 다음달 2일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간 총리는 이튿날인 4일 총리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야당은 매번 회기 말 관례처럼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해 왔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 내 동조세력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은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속히 간 총리를 바꿔야 한다”면서 야권의 내각불신임 결의안에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소속 중의원 81명이 찬성하면 내각불신임 결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를 포함한 당 대표 경험자들과 회담을 갖겠다”며 당심(黨心) 끌어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간 총리가 인기가 높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을 후임자로 내세운 뒤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소피아대학의 나카노 고이치 교수는 “민주당은 소속 의원이 300명이 넘는 거대 여당이어서 불신임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자민당 측이 노리는 민주당 내부 분열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