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블룸버그 ‘손잡은 앙숙’

입력 2011-05-30 18:29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글로벌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31일부터 열리는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C40)에 블룸버그 시장은 신임 회장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연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민주당 출신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뉴욕의 할렘에 개인사무실을 열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공화당 출신인 블룸버그 시장은 2001년부터 뉴욕시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두 사람은 종종 공공 행사에 함께 참석했지만 큰 이슈에 대해 협력한 적은 없다. 두 거물의 결합은 지구촌의 관심을 기후변화 문제로 돌리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 모두 자존심이 매우 센 성격이어서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누가 회의를 주도할지, 누가 먼저 연설할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름 알파벳 순서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B로 시작하는 자신이 C로 시작하는 클린턴보다 먼저 하겠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제이 카슨을 C40 회장의 참모로 고용하기도 했다. 현역을 떠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는 “아이티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도 협력했었다. 누가 명성을 얻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NYT는 자존심 싸움 외에도 미국 내 관련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고 후원자그룹의 열정도 점차 식고 있는 점 등이 파트너십의 앞날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