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 시와 철학 공부하며 감수성 개발했다”

입력 2011-05-30 19:19

전설적인 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1915∼63)가 시와 철학을 공부하는 등 지성적인 면모를 갖췄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호주 작가 캐럴린 버크가 최근 펴낸 책 ‘후회는 없다-에디트 피아프의 생애’에서 젊은 시절 피아프가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시인 자크 부르조에게 쓴 편지 100여통의 내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버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편지를 찾아내 분석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29일 열린 국제 작가 페스티벌에 참석한 버크는 “피아프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와 철학을 공부하며 감수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책에서는 근근이 먹고사느라 문맹이었던 피아프가 부르조의 애정 어린 도움으로 보들레르, 랭보, 플라톤의 책을 읽게 된 과정이 담겨 있다. 부르조에게 쓴 편지에 있던 철자와 문법 실수도 공개됐다.

버크는 “부르조에게 읽기를 배운 뒤 자신감을 얻은 피아프가 25년간 그와 계속 편지를 주고받았다”며 “노래 가사를 쓰는 데 부르조의 도움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에디트 피아프는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돼 가지만 여전히 대중문화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포크싱어 마사 웨인라이트부터 미국 팝싱어 레이디 가가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다.

버크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할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프의 목소리와 아름다운 가사에 빠져 전기까지 쓰게 됐다. 피아프의 남성 편력과 뒤를 돌봐줬다는 폭력배와의 관계, 약물 의존 등 난잡한 사생활에 비해 책이 너무 호의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버크는 이에 대해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로 사람들을 끌어당긴 피아프를 관대하게 바라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