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성호] 환경공유 시대에 대비하려면

입력 2011-05-30 17:37


생물학에는 생물계가 최적 생존조건을 맞추면서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자율조절과정을 항상성(homeostasis)이론으로 설명한다. 이것은 일종의 평형이론으로 생태계가 균형이 깨져 평형을 상실하면 체계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이것을 정치사회학에 적용하면 구조-기능주의와 같은 체제이론으로 발전된다. 사람의 신체에 불치의 병이 들면 죽게 되고, 한 국가가 갈등과 위기의 병이 오면 위태롭고, 지구가 거대한 반(反)환경적 변화에 직면하면 재앙이 오는 것은 같은 원리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시공간으로 가까운 일본의 지진참사를 환경대재앙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비록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리더십 부재와 판단미숙으로 인해 국내외적인 비판과 반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역사상 4번째라는 대재앙 앞에서 일본 국민들이 보여준 시민의식은 전 세계적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 바 있다.

자신보다도 남을, 그리고 공동체를 중시하는 이와 같은 일본의 절제된 시민의식은 사망·실종자가 2만여명 넘게 발생한 지진참사와 같은 위기와 혼란상황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우리는 일본 국민들의 성숙한 모습과 국가적인 위기 앞에 개인보다는 국가를 위한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1990년대 들어서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연설에서 기후변화가 농산물 가격 급등을 불러오는 등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고, 이를 위해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치산치수(治山治水)란 말이 있다. 우리의 과거 경제개발시대에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구태를 대변하는 말이 아니다. 인류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대자연의 상상을 초월한 횡포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세계 각국은 물 부족 문제로 큰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국토의 65%가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향후 물 부족에 따른 수자원관리가 절박한 현실이 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과 환경에 대한 대비를 위해 4대강 사업과 같은 구조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국민은 정부의 정책을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요구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환경에 대한 관리체계와 매뉴얼을 새로 정립하고 조그마한 위험성에도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갖추어 나가길 바란다.

그래야만 21세기 세계화시대, 환경공유의 시대에 새로운 국력의 척도가 될 수 있는 친환경녹색국가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고, 세계화시대 친환경의 아름다운 선도국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장성호(배재대 교수·정치외교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