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 굿피플, 서울 한중사랑교회서 중국동포 200여명 내과·안과 등 진료혜택

입력 2011-05-29 23:34

본보와 사회복지 시민단체 굿피플은 의료 봉사단체 선한봉사센터와 함께 28일 서울 가리봉동 한중사랑교회에서 제1020회 ‘사랑의 의료봉사’를 펼쳤다. 교회 곳곳에는 내과, 가정의학과, 외과, 안과 등 임시 진료소와 골밀도, 심전도, 엑스선 검사실이 설치됐다.

진료가 시작되는 오후 2시 전부터 교회는 이미 의료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문진 창구가 설치된 건물 2층 입구는 상담을 받는 자원봉사자들과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의사가 환자를 호명하는 소리, 대기 중인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치료를 받으러 온 200여명의 환자 대부분은 중국동포였다. 한중사랑교회는 법무부가 지정한 동포체류지원센터로 150여명 동포가 살고 있다. 또한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중국동포 노동자에게 부분적이지만 치과, 내과에 한해 간단한 진료를 실시하며 법률 상담도 해주고 있다.

이 교회 서영희 담임목사는 “생활고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참고 사는 동포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수년 전부터 치과, 내과에 한해 무료 진료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엑스선 검사, 안과나 한방 진료를 하지 못했는데 ‘사랑의 의료봉사’가 종합 진료를 제공한다는 소식에 동포들이 크게 반겼다”고 말했다.

혈압 검사실 앞에서 만난 조두성(52)씨는 “최근 중국에서 재입국했으나 체류 허가증명서가 나오지 않아 일을 못해 혈압약을 못 사먹었다”면서 “무료로 혈압을 검사해 주고 약을 주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혈압약 3주 분량을 받아갔다.

5년 전 입국해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는 중국동포 안복녀(54·여)씨는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발이 아프고 뼈가 쑤신 것 같아서 골밀도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그는 “돈을 안 받고 치료해 주고, 갈 곳이 없을 때는 잘 곳을 제공해 주는 한국은 참 고마운 나라”라며 웃었다.

검사 결과는 3주 후에 교회로 전달된다. 선한봉사센터는 환자의 검사 결과에 향후 진료 계획에 대한 의견을 덧붙인다.

최경숙 선한봉사센터 단장은 “의료봉사는 자신을 돌보지 않아온 조선족 근로자에게 ‘당신은 소중하며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줄 것”이라면서 “이들이 계속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봉사단체와 교회, 지역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선한봉사센터는 오는 8월에도 이곳에서 ‘사랑의 의료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