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R&D 투자 늘고는 있지만… R&D서비스 적자 70% 껑충

입력 2011-05-29 18:44

최근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과 달리 정작 그 바탕이 되는 R&D 서비스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올 들어 1∼4월 R&D 서비스 수지 적자액이 지난해보다 70%나 급증하면서 연간 1조원 이상의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 1∼4월 R&D 서비스 지급액은 4억8000만 달러다. 반면 국내 R&D 서비스를 수출해 번 돈은 같은 기간 1억2270만 달러에 그쳐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는 3억5780만 달러(한화 약 3800억원)다. R&D 서비스란 기초연구, 응용연구, 그리고 새로운 공정의 실험 개발과 관련된 서비스로 R&D 투자의 근간으로 불린다. 올해 이 서비스 적자 규모는 지난해 1∼4월(2억830만 달러)보다 72%나 증가한 것이며 같은 기간으로 2006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였다. 추세대로라면 적자 규모는 올해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R&D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커진 데에는 국내기업의 R&D 투자 증가가 한몫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R&D 투자는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8∼2009년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됐다가 지난해 11%선으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기업설문조사 결과 R&D 투자가 전년 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협회는 내다봤다.

문제는 투자가 늘면서 그 바탕이 되는 R&D 서비스를 외국으로부터 대폭 들여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완제품 수출이 늘수록 부품·소재 분야 적자가 커지는 것과 유사하다. 교육과학기술부 과기인재정책과 최종배 과장은 “연구개발 서비스 기업이 영세해 바이오 신소재 등의 신기술 부문 투자를 위한 기초연구 서비스는 대부분 외국에 위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대기업들이 R&D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투자에 대한 연구 검토·분석 등을 해외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R&D 투자에 걸맞은 서비스산업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