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백만장자 ‘쑥쑥’… WM시장 덩달아 ‘쭉쭉’

입력 2011-05-29 18:45


아시아 지역의 ‘백만장자’가 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지역은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백만장자 수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금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덩달아 아시아를 타깃으로 한 자산관리(WM)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 대형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 WM 영업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들도 자산 관리 담당자를 늘리거나 기업금융과 WM을 접목시키는 등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을 대폭 강화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금융업계에 부는 아시아 파워=미국 증권회사 메릴린치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고액 금융자산보유자(HNWI)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08년 240만명(27.9%)에 불과했던 아시아 지역의 고액 자산가 수는 2009년 300만명(29.7%)으로 급증했다. 반면 북미와 유럽은 같은 기간 40만명씩 증가해 각각 310만명(30.7%)과 300만명(29.7%)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시아 지역의 고액 자산 규모 역시 같은 기간 7조4000억 달러에서 9조7000억 달러로 급등, 지역별 비중이 22.6%에서 24.8%로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인도와 우리나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06년 34만3000명에 불과했던 중국의 고액 자산가 수는 2009년 47만7000명으로 13만4000명(39.1%)이나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인도도 28.3%와 2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각각 12만7000여명의 ‘백만장자’를 탄생시켰다.

◇글로벌 뱅크, 아시아 자산관리 시장 격돌=매년 WM시장 산업을 분석하는 영국 부유층 컨설팅업체 스콜피오 파트너십(Scorpio Partnership)은 통상 전체 HNWI 자산의 67% 정도를 은행 PB가 관리할 수 있는 자산(관리가능 자산)으로 보고 있다. 2009년 기준 전체 관리가능 자산 가운데 은행 PB가 관리하는 비중은 겨우 64%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으로서는 아직도 무려 36%(9조5000억 달러)의 고액 자산에 대해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은경제연구소 변현수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WM 산업에서 앞으로 누가 관리가능한 자산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지역이 WM 사업의 중요 격전지가 되고 있다. 당장 도이치방크가 아시아지역 수익을 2008년 21억 유로에서 올해 40억 유로로 확대키로 하는 등 글로벌 PB들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약 60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을 두고 시중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은행이 선두를 고수하는 가운데 국민은행은 지난해 기존 PB 부서를 WM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과 우리은행도 고령화 사회 등을 대비한 각종 금융투자상품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은행은 강점인 기업금융과 WM을 결합, 중소기업의 자금관리까지 도맡는 기업형 PB센터를 올해 처음 개소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