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겹살 이어 금계란… 8월까지 최고 1500원 달할듯
입력 2011-05-29 18:36
지난 주말 동네 마트 정육 코너에 들른 주부 김모(32)씨는 돼지 삼겹살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발길을 돌렸다. 이제는 좀 내렸겠지 했지만, 아직도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냉면이나 해먹자고 들른 계란 코너에서 10개 들이 한 판에 4000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는 또다시 놀랐다. 지난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닭과 계란 값이 올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여름 문턱인 지금까지 영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다.
냉장고에 없으면 왠지 불안해질 만큼 가장 흔히 식탁에 오르는 대표 음식인 계란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여름철 가장 잘 팔리는 외식 메뉴인 돼지고기 가격도 내릴 줄 모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강세가 여름 내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29일 ‘축산 관측 6월호’에서 오는 8월까지 산지 계란 가격 강세가 계속돼 10개 기준으로 최고 15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월 평균 가격이 1360원. 이미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2%나 오른 수준인데 이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지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가격도 급상승세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최근 달걀 소비자가격은 서울의 경우 2600원 수준이었다. 방사, 유정란 등 다양한 상품 군에 따라 최고 5000원 수준까지 높아진다.
가장 큰 원인은 AI에 따른 살처분 등으로 산란계(알을 낳는 닭)의 마릿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농경연은 6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를 지난해보다 3.1% 줄어든 5968만 마리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6∼8월 국내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최근 계란 수요는 늘고 있어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일본 방사능 유출사고에 따른 수산물 대체수요가 2.9%,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대체수요가 1.9% 각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제역 파동을 겪은 돼지고기 가격도 여전히 불안정하다. 농경연은 돼지 마릿수가 11월까지도 지난해보다 25% 정도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할당관세로 수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도 성수기인 여름철 공급량은 5%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6∼7월 돼지 지육 1㎏당 가격은 5월보다 더 비싼 7100∼7400원 정도 될 것으로 관측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