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4번째 챔프… 메시는 강하고 아름다웠다

입력 2011-05-29 18:17

대비할 수는 있었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리오넬 메시(24·FC 바르셀로나)는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자신이 왜 현역 최고의 축구 선수인지 한 번 더 입증했다.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10∼201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메시는 1-1로 맞선 후반 9분 결승골을 뽑아내 승기를 잡은 것을 비롯해 후반 24분에는 다비드 비야의 쐐기골을 도우며 팀의 3대 1승리를 이끌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네 번째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컵)’를 들어올렸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맨유는 박지성, 마이클 캐릭 등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은 물론 웨인 루니까지 밑으로 내리며 메시 봉쇄를 시도했다. 전반 10분간은 이러한 압박이 어느 정도 통하며 메시를 봉쇄할 수 있었지만 이후 바르셀로나 특유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며 메시도 같이 살아났다.

후반 9분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받아 비디치를 앞에 두고 메시가 빠르게 때린 공이 판 데르 사르 골키퍼의 손끝을 피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24분 비야의 골도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 메시가 거의 만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메시는 이날 골로 12골을 기록하며 1992∼1993 시즌 챔피언스리그로 출범한 이후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던 뤼트 판 니스텔루이와 동률을 이뤘다. 또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포함해 세 번째로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역대 골잡이들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게르트 뮐러가 1972∼1973 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장 피에르 파팽은 1989∼1990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시즌 득점에서도 챔피언스리그 12골을 포함해 정규리그(31골), 국왕컵(7골), 슈퍼컵(3골) 등 모두 53골을 기록해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동률을 이뤘다.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메시는 내가 본 최고의 선수다”며 “앞으로 이런 선수를 또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