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메시를 괴롭혔지만 ‘빅 이어’ 악연에 고개 떨궈

입력 2011-05-29 18:17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또다시 ‘빅 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지성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끝난 FC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의 1대 3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초반 리오넬 메시의 볼을 가로채는 등 상대 공격을 여러 차례 차단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바르셀로나의 압도적인 플레이에 막히며 본인의 플레이를 펼칠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라이언 긱스(11.16㎞)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1.056㎞를 뛰며 부지런히 상대를 쫓아다녔지만 풀타임을 소화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박지성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바르셀로나를 괴롭혔지만 공격에서는 다소 미흡했다”며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6점을 부여했다.

이로써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과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박지성은 2007∼2008 시즌 맨유가 모스크바에서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꺾고 우승할 당시 교체멤버에서도 제외돼 양복을 입은 채 우승을 축하해야 했다. 아시아인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루긴 했지만 아쉬운 결과였다. 박지성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소화하면서 맨유와의 재계약이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2005년 7월 입단해 2009년 9월 2012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한 박지성은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있어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8골 5도움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낸 만큼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현재 360만 파운드(약 65억원)로 알려진 연봉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