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계절’ 한반도는 안전한가… 동풍 불면 日 방사성 물질 유입 가능성
입력 2011-05-29 18:04
올해 여름철(6∼8월)에는 평년 수준인 11∼12개의 태풍이 발생해 그 중 1∼2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원전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福島) 지방의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풍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일본을 거친 동풍이 한반도 쪽으로 불 경우 방사성 물질이 실려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관은 29일 “태풍의 바람이 동쪽으로 분다면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늘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태풍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 방사성 물질의 확산 경로를 미리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상학자들은 태풍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유입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유입량은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혁조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태풍은 주로 동중국해를 경유해 한국에 오지만 일본을 지나는 경우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문일주 제주대 해양산업경찰학과 교수는 “태풍이 일본으로 불 경우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쪽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동풍이 지속적으로 불기 어렵고 비구름에 방사성 물질이 녹을 수 있어 방사성 물질이 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지난 7일과 27일 제1호 태풍 ‘에어리’와 제2호 ‘송다’가 연이어 발생하자 본격적인 태풍 영향 분석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태풍으로 인한 일본 방사성 물질 이동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태풍으로 발생한 바람이 주로 태풍 중심(태풍의 눈)으로 부는 데다 많은 비를 동반해 방사성 물질이 침착돼도 대부분 비에 씻긴다는 것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