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면서도 단정한 ‘쿨비즈룩’… 그이의 여름을 부탁해!

입력 2011-05-29 17:29


노타이로 냉방비 절약 ‘친환경 멋내기’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직장인들은 사무실에서 갖춰 입는 옷차림에 신경이 쓰인다. 스타일은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고 싶지만 몸을 쬐는 듯한 더위에 정장차림을 고수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격식 있는 옷차림의 상징이기도 한 넥타이는 체온을 2도 가량 상승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한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평균 기온이 1∼2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여름, 슈트 속에 와이셔츠와 넥타이까지 챙겨야 하는 비즈니스맨들은 괴롭다.

최근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을 공식 착장 지침으로 지정하는 회사가 점차 늘어나면서, 넥타이 없이도 멋스럽고 격식 있게 보이는 ‘쿨비즈(Cool-biz)룩’이 각광받고 있다. 쿨비즈룩은 통기성을 갖추고 가벼워 시원하고 쾌적하면서도 격식을 차릴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색감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말한다.

쿨비즈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쿨비즈 캠페인’과 맥락을 같이 한다. 쿨비즈 캠페인은 해마다 높아져가는 지구 대기온도를 낮추는 한편, 에너지를 절약하고 냉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여름에 직장 남성들이 넥타이를 풀고 시원하고 간편한 옷차림을 하자’는 운동으로 일본에서 처음 시작됐다.

◇쿨비즈룩의 생명은 ‘소재’=쿨비즈룩의 키포인트는 상쾌하고 시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었을 때 시원하려면 아이템을 선택할 때 가볍고(light), 청량감 있는(cool)한 기능성 소재를 중심으로 선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모헤어와 리넨(마) 소재 등 청량감 있는 대표적인 천연소재와 냉감 소재를 적용한 정장까지 나와 직장인들의 선택의 폭도 더욱 넓어졌다.

제일모직 로가디스 컬렉션은 면 소재에 흡수 발산력이 높은 폴리에스터를 혼합하여 만들어 낸 쿨맥스(Coolmax) 소재 재킷을 출시했다. 쿨맥스는 그동안 스포츠웨어나 레저웨어에 사용돼 온 소재지만, 로가디스는 쿨맥스의 ‘흡습 속건’이라는 장점을 살려 부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셔츠형 재킷으로 만들어 쾌적한 착용감을 높였다.

LG패션 타운젠트는 통기성이 좋은 리넨 소재로 된 재킷과 바지를 내놓았다. 이번에 타운젠트에서 출시한 리넨 소재의 재킷과 바지는 기존 소비자들에게 크게 사랑받지 못했던 구김이 많이 가고 촉감이 까슬까슬한 마 소재와는 달리, 주름을 최소화 한 ‘링클프리’ 가공과 부드러운 촉감을 강조하는 ‘실켓’ 가공을 한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 FnC의 클럽캠브리지는 화학적 냉감 가공을 거치지 않은 친환경 ‘페이퍼 재킷’을 선보였다. 페이퍼 재킷은 리넨·마닐라 삼을 원료로 한 종이 섬유 등 천연 소재만을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삼이 가지고 있는 원료 자체의 통기성과 흡습성을 살렸다.

◇쿨비즈룩 코디는 이렇게=넥타이가 없어 다소 허전한 느낌의 쿨비즈룩을 연출할 때는 소재만큼이나 신경 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컬러다. 클래식과 베이직 트렌드를 벗어나 지나치게 난해한 스타일이나 화려한 컬러를 선택한다면 스타일을 망칠 수 있다. 지나치게 채도가 높은 색상보다는 은은한 파스텔 톤 컬러를 선택하는 것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유가 묻어나는 비즈니스룩을 완성할 수 있다.

최근에는 ‘드레스 업 캐주얼 룩’(잘 차려입은 캐주얼)이 유행하면서 한여름에도 입을 수 있는 얇은 소재 재킷에 색 자체로 시원한 느낌을 주는 라이트 블루나 바이올렛 등의 밝은 컬러가 사용되고 있다. 밝은 재킷과 함께 스트라이프나 체크 패턴의 셔츠를 함께 입으면 셔츠만으로도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캠브리지멤버스 최경복 디자인실장은 “쿨비즈 슈트에 최근 트렌드인 드레스 셔츠를 코디한다면 단추를 풀어도 깃이 살아있기 때문에 정갈해 보이는 장점이 있다”며 “넥타이가 없어 허전한 목은 ‘행커치프’나 ‘커프스링크’ 같은 액세서리로 시선을 분산시켜 입는다면 멋스러운 쿨비즈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의점도 있다. 여름철 쿨비즈 제품들은 리넨 등 얇은 소재가 많아 속이 비치기가 쉬우므로 밝은 색상을 입을 때 내의 색상에 유의해야 한다. 또 리넨소재의 재킷이나 셔츠는 자연스럽게 구겨지는 것이 멋스럽긴 하지만, 지나치게 주름이 진 옷을 입는 것은 비즈니스 미팅 등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소홀한 인상을 주기 쉬우므로 자주 손질할 필요가 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