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요통·허리디스크
입력 2011-05-29 17:38
요통이나 허리 디스크 하면 건설 현장 근로자나 택배 기사처럼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직업군을 떠올리기 쉽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할 경우 사고로 인한 급성 허리 디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하지만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직업군에서 허리디스크 발생률이 더 높고 광범위하다.
앉는 자세는 척추에 가장 좋지 않은 자세다. 서 있을 때보다 2∼3배 무거운 하중을 가하기도 하거니와 체중이 양 다리로 분산되지 못하고 요추 부근에 집중되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 발생 확률이 높다. 또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척추 사이의 디스크가 눌리면서 디스크로 혈액이나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도 촉진하게 된다.
장시간 앉아서 운전을 해야 하는 운수업의 경우에는 자세도 좋지 않고 과속 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으로 인한 진동이 척추로 전달되면서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병을 치료하는 의사들도 디스크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과나 치과 의사의 경우 허리 디스크와 목 디스크가 동시에 생길 가능성이 높다.
가벼운 요통은 일단 안정을 취하거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한 달 이상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고, 엉덩이나 종아리 쪽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디스크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외부의 부상으로 인해 디스크의 섬유륜 등이 파열되는 급성 허리디스크가 발생했다면 통증이 심하고 움직이는 게 힘들어진다. 이런 경우에는 바로 병원을 방문해 상태에 따라 감압 신경 성형술을 받으면 극심한 통증을 없앨 수 있다.
감압 신경 성형술은 특수 주사바늘을 환자의 꼬리뼈로 삽입하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물질을 환부에 직접 투여하고 신경 유착을 분리해 통증을 가라앉히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10∼20분 내외로, 주사 바늘 자국 외에는 거의 흉터도 남기지 않고 수혈도 필요 없기 때문에 회복이 빨라서 빠듯한 시간을 쪼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직장인 환자들에게 알맞다.
외상으로 인한 디스크를 제외하면 대부분 잘못된 자세가 고착화되면서 디스크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을 위해서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이나 걷기, 맨손 체조같이 몸을 움직이는 동작이 필요하다. 일어서서 걷기만 해도 경직되어 있던 척추근육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척추가 다시 정렬되는 효과가 있고, 압력으로 짜부라져 있던 디스크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기회도 된다.
장종호 안양튼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