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 美, 60년대 한국 등 5개국서 맹독성 제초제 실험

입력 2011-05-27 18:38

미국이 1960년대 한국을 비롯한 5개국에서 맹독성 제초제 실험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참전용사단체 ‘용사를 돕는 용사회(Vets Helping Vets)’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정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1968년 3차례에 걸쳐 메릴랜드주 ‘포트 디트릭 식물과학연구소’에서 한국 전방부대로 각종 제초제를 보냈다.

한국에 들여온 첫 실험용 제초제는 발암성 물질이 함유돼 있는 하이바X를 비롯해 탄덱스(카뷸레이트), 유록스, 브로마실 등의 화학약품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968년 7월 23∼24일까지 제2사단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이어 같은 해 8월과 10월 3일에도 같은 종류가 2, 3, 4여단 지역 등에 반입됐으며 미국 국방부도 이에 관여했다고 문건은 밝혔다. 반입 목적은 ‘초목의 생장억제 효과를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외에도 캄보디아에 1969년 6월 에이전트오렌지를 살포 또는 실험했으며, 캐나다(1967년 6월)와 라오스(1965년 12월∼1967년), 태국(1965년) 등에서도 제초제를 살포하거나 실험했다.

미국은 또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미국 내 20개 주에서도 각종 제초제를 저장했거나 이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고 이 문건은 밝혔다.

용사를 돕는 용사회의 데이비드 애퍼슨 대변인은 “과거에 많은 화학물질이 한국 전방부대에서 사용됐다는 퇴역군인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제초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