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했던 전용수 목사 석방… 美 식량지원·대화재개 노림수
입력 2011-05-27 18:27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억류해 왔던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목사를 석방하기로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이후 취한 북한의 첫 대미 유화 조치여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조선을 방문한 로버트 킹 인권담당특사가 미국 정부를 대표해 사건 발생에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앞서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도 관대하게 용서해줄 것을 거듭 요청한 것을 고려해 전용수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석방해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또 “조사 결과 전용수가 공화국을 반대하는 엄중한 범죄행위를 감행하였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본인도 자기의 범죄행위에 대해 솔직히 인정했다”고 주장했으나, 전 목사의 범죄행위가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전 목사는 지난해 11월 북한에서 체포돼 6개월간 억류돼 왔으며, 북한은 지난달 14일 중앙통신을 통해 전씨의 체포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2009년 억류된 두 여기자와 지난해 억류된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와 달리 재판절차도 밟지 않고 석방됐다.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주장하고, 미국이 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 등과 맞물려 석방이 결정됐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는 킹 특사를 지난 24일부터 북한에 보내 식량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은 킹 특사의 조사 결과에 따라 대북 식량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전 목사 석방을 기점으로 적극적인 대화공세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60대 미국 시민권자인 전 목사는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두고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사업을 하면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