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권 조정 지나치다” 김준규 검찰총장 비판
입력 2011-05-27 21:18
수사권 독립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 수뇌부가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7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회 사법개혁 논의와 관련해 경찰이 너무 지나치다”면서 “공직자가 나라와 국민이 아닌 조직만을 위해 직위를 거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수사에서는 검찰도 법원의 판단과 통제를 받고, 사법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조현오 경찰청장이 26일 지방경찰청장 화상회의에서 “모든 지방청장과 경찰서장은 수사권 조정 문제에 자신의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대검 간부들도 “조직을 위해 직(職)을 건다는 건 조폭이나 하는 얘기” “수사권 문제를 경찰수장이 명령을 내려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것은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일제히 성토했다.
경찰도 반격에 나섰다.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치안총수가 내부회의에서 조직 현안에 관심을 두도록 당부한 것을 다른 기관에서 폄훼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경찰 간부는 “직원들이 ‘그럼 내가 조폭이냐’고 분개해서 난리”라며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