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내내 귀찮게 해주마”… 박지성, UEFA 챔스리그 결승전서 ‘메시 봉쇄’ 나서

입력 2011-05-27 18:07

결전의 날만 남았다.

29일 새벽 3시45분(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 열리는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박지성(30)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7일 오전 런던에 입성했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4)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는 아이슬란드 화산재 확산으로 인한 이동 차질을 우려해 이미 25일 런던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 대회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두 팀은 경기를 하루 앞둔 28일 1시간 동안 공개훈련을 한 뒤 모든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메시 봉쇄’ 임무를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팬들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던 박지성은 27일 ESPN 사커넷과의 인터뷰에서 “메시를 혼자 봉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내가 아닌 팀 전체가 그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어 “팀 동료들은 내가 메시를 묶을 수 있다고 격려하지만 듣기 좋은 소리에 불과하다. 메시를 수비수 한 명이 막아서기가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챔프전 우승의 향방은 메시의 차단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하면서 “그라운드에 오른 맨유 선수 전원이 메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4-4-2 포메이션 카드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메시의 1차 마크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게 메시에 투입되는 볼을 철저히 차단하는 특명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BBC는 “박지성과 웨인 루니가 사비에서 시작되는 공 배급을 끊을 수 있다면 메시는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성은 그동안 세 차례 메시와 맞대결을 벌였다. 박지성은 2007∼200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는 ‘메시 킬러’로 명성을 날렸다. 당시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지성은 오른쪽 윙으로 나온 메시를 꽁꽁 묶어 팀의 1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08∼200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둘 다 오른쪽에서 뛰어 직접적인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가 박지성이 주장을 맡았던 한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4대1로 크게 이겨 메시의 완승으로 끝났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